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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

영어 스피킹 향상을 위한 타일러의 조언

by 의지의 두부씨 2020. 6. 26.

▼ 영어 스피킹에 대한 내용은 8:32부터 시작됩니다!

 

처음 비정상회담이 방영되었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배꼽 잡고 웃으며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매력적인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출연했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최애는 똑똑이 타일러! 어쩜 그렇게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지 나보다도 우리말을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출연자였다.

 

비정상회담 이후에도 타일러의 동향을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타일러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고 해서 바로 구독했다 헤헤. 타일러의 가장 최근 영상이었던 두 번째 Q&A 영상 중 영어 스피킹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 내게 특히 와닿았던 내용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타일러는 존댓말로 이야기했지만 편의상 반말로 적는 점 양해 바란다. 

 

공부와 배움을 구분해야 한다. 공부는 요령이고 도구이다. 배우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 완전히 공부에만 집중을 하면 배울 수가 없다. 공부는 일이고 암기이고 생산이 아니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공부는 학습이지 습득이 아니다.

그런데 언어를 배우려면 습득을 해야 한다. 배우는 것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배우는 것이 무엇이냐면, 무언가를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려면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실제로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 생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수동적으로 무작정 따라하기만 할 수도 있는데, 소화 과정 없이 그냥 따라하고 읊기만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나의 말을 만들고, 나의 이야기를 내보내고, 나의 것을 생산해서 만들어 내는 것을 해야 소화가 되고 내가 평생 기억하며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틀릴 기회가 있어야 한다. 말이 자꾸 틀리는 것을 너무 신경 쓰고 '아, 잘못했다' 이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틀리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니까. 오히려 많이 틀리면 틀릴수록 좋은 것이다. 되게 모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한 번 틀리면 배울 수 있는 기회이고, 항상 맞는 것만 말하고 싶어서 말을 안 하게 되면 하나도 배우지 못하게 된다.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아직 스피킹을 안 해봤다면 먼저 환경 설계를 해서 본인이 스피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억지로라도 만들어 내는 게 가장 관건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서, 나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 어학연수를 오기 전에 한국말로 혼잣말을 하려고 했다. 맞는지 틀린지는 아직 모르지만, 나중에 그 혼잣말 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과 말을 하게 되면 이게 틀린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일단은 혼잣말을 하는 것, "Ouch" 대신에 "아야" 한다든지, 씻고 있다가 비누칠을 하면서 "비누, 비누예요" 이런 식으로 혼잣말을 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한 번 해봐도 된다. 그렇게 말을 하다 보면 혼자서 말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던지는 게 부끄럽지 않아질 수 있다...(중략)

 

일단 공부와 배움이 다른 것이라는 타일러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금까지 나를 포함하여 수많은 한국인들이 해왔던 영어는 배움보다는 공부에 더 가까울 것이다. 실제 활용을 위한 영어가 아니라 지식을 위한 영어였으니까. 영어로 더 많이 말해보고 써보며 틀릴 기회가 많이 주어졌더라면 좋았겠지만,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다. 영어는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습득과 배움의 대상이라는 것 기억하기.

 

또 내 안의 것을 계속해서 영어로 내보내고 생산해내는 연습이 중요하다는 언급도 했는데 정말 그 중요성을 통감한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결국 소통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국적이 다른 사람들과도 내 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문화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미국 교환학생 시절 특히 친했던 홍콩 친구와 독일 친구가 있었다. 홍콩 친구와는 높은 집값 이야기를 하며 각국 청년들의 살기 힘든 현실에 대해 열을 올렸던 기억, 독일 친구와는 남북 분단과 독일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여전히 떠오르는 것은 내가 우리나라의 현실과 역사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있었다면, 이를 영어로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결국 내가 정말 영어 사용자들에게 절실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영어 스피킹 연습에 좀 더 동기부여가 될 지도 모르겠다. 

 

나는 성향상 말을 정제해서 하는 것을 선호하고 말 실수하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우리말로도 아웃풋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이런 성향이 영어 스피킹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잘하려면 더 많이 틀려봐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머리 속에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더 검열하게 되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타일러처럼 매사 영어로 혼잣말하기까지는 실천이 어려울지 몰라도, 집에 혼자 있을 때 좀 더 영어로 주절거려 봐야지.